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된 ‘보수의 심장’
李정부 마지못한 호평·김부겸 기대감
공천 등 ‘집안싸움’ 국힘엔 애증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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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식을 하루 앞둔 29일 대구 수성구에 설치된 황혜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외벽에 후보와 악수하는 김 전 총리의 모습이 큼지막하게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구 연합뉴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식을 하루 앞둔 29일 대구 수성구에 설치된 황혜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외벽에 후보와 악수하는 김 전 총리의 모습이 큼지막하게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구 연합뉴스
“이재명(대통령)이 부동산 협박이든 포퓰리즘이든 뭐라 캐도 가려운 데를 긁어준다 아입니꺼.”
29일 대구 서문시장 인근에서 만난 개인택시 기사 김성철(57)씨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을 언급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이재명이가 영 파이다(아니다) 싶었는데, 볼수록 얄밉게 잘한다”고도 했다.
이날 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찾은 ‘보수의 심장’ 대구의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대구가 ‘최대 격전지’라는 정치권 안팎의 평가를 실감케 했다. 이날 만난 시민들 사이에선 이재명 정부에 대한 ‘마지못한 호평’과 30일 출마 선언을 앞둔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대한 기대감, ‘집안싸움’이 끊이지 않는 국민의힘에 대한 ‘애증’이 교차했다. 그럼에도 “막상 투표하면 국민의힘이 이길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구 교동시장에서 만난 김모(61)씨는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이 비슷해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지들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국민의힘 하는 거 보면 참말로 답답하다”며 “국민의힘이고 민주당이고 경기를 좀 띄울 사람으로 뽑을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간 대구는 ‘빨간색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보수 정당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굳어져 왔는데 이러한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실제 현장에선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교동시장 입구에서 시계를 파는 이모(67)씨는 “김부겸이 대구 출신이고 여기서 국회의원을 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그동안 제대로 한 게 없어서 ‘민주당 찍어 볼까’ 하는 심리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와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하지 못한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동성로에서 만난 대학생 이수민(25)씨는 “부모님은 국민의힘을 찍을 것 같긴 한데 저는 사람과 공약을 보고 찍을 생각”이라며 “계엄 이후 생각들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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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옷수선 가게를 운영하는 황윤창(60)씨는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고예. 고마 택도 없다. 대구시장은 무조건 대구 살리는 놈으로 밀어줄 것”이라며 “조심스럽긴 해도 김부겸 나온다고 하면 찍어 줄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후한 점수를 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수성구청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40대 배소정씨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낫 배드(나쁘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 집값 잡기를 본격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이 활성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 반월당 지하상가에서 만난 최가희(62)씨는 “이재명이 경기를 살려 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다”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을 고집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김부겸도 대구 출신이고 충분히 찍을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천 파열음을 두고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계명대 대명캠퍼스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주호영이든 이진숙이든 다 붙여 보고 제일 잘하는 사람으로 해야 하는 게 맞다”며 “짜 놓고 치는 고스톱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의힘의 변화를 기대하며 지지하겠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서문시장에서 잡화점을 40년째 운영하는 이상민(67)씨는 “TK 통합 문제는 더 힘을 모았어야제”라면서도 “대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랑 민주당이 동률로 나온다 캐도 실제로 가면 보수가 이기제”라고 했다. 옆집 가게 주인인 박씨가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 인기 많데. 주호영 무소속 나가고 (수성갑에) 한동훈 오면 되겠던데”라고 한마디 거들자, 이씨는 “배신자 프레임이 잡혔는데 되긋나”라고 응수했다.
택시기사 양재수(75)씨는 “아직 민주당하고 이재명이는 못 믿겠다. 반면 장동혁(국민의힘 대표)은 개인 비리 없이 깨끗하데. 변한다 안 카드나”라고 했다. 양씨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언급하면서는 “팬이었는데 대통령 한다고 나간 뒤로 실망이 많았다. 인제 대구만 보는 놈 뽑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본투표에 돌입하면 분위기가 또 바뀔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대구 중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상겸(52)씨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른 건 국민의힘이 못하고 있어서 반사적으로 오른 것”이라며 “결국엔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까 싶다. 민주당 견제를 위해서라도 대구는 국민의힘을 찍어야 한다”고 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는 택시기사 황모(62)씨는 “국민의힘에 실망해서 이번 지방선거 때는 투표를 안 할 생각”이라면서도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높다고 하는데 막상 투표하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 이준호·곽진웅 기자
2026-03-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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