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행사서 은밀한 사담 포착
‘영생불사’ 대화 지구촌 시선 쏠려
72세 시진핑 13년째 권좌 지켜와
73세 푸틴 5회 중임 현대판 차르
권력 집착이 건강 관심 이어진 듯
이미지 확대
푸틴 리무진 타고 이동하는 김정은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연회를 마친 뒤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함께 올라 북러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푸틴 리무진 타고 이동하는 김정은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연회를 마친 뒤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함께 올라 북러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중러 정상이 장기 이식과 불멸을 소재로 대화를 나눈 장면이 생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권위주의 체제에서 장기 집권해 온 ‘스트롱맨’ 지도자들이 ‘영생불사’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지구촌 여론의 시선이 쏠렸다.
이날 로이터 통신, BBC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장에서 나란히 걸으며 나눈 대화가 ‘핫 마이크’(hot mic)로 포착됐다. 핫 마이크는 유명인들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은밀한 대화를 나눴다가 의도치 않게 공개돼 곤욕을 치르는 일을 말한다.
두 정상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주요 외빈들은 열병식을 지켜보기 위해 톈안먼 망루로 이동했고, 이 모습은 관영 중국중앙TV(CCTV) 화면으로 생중계됐다. 이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의 통역사가 중국어로 “생명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고 시 주석에게 말한다. 이어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가 이어진 뒤 푸틴 대통령의 통역사는 “인간의 장기는 계속해서 이식될 수 있다. 당신은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화면 밖에 있던 시 주석이 중국어로 “일각에선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살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김정은이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들의 대화가 그에게도 통역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로이터는 러시아 정부와 중국 외교부에 이런 대화와 관련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시 주석은 1953년 6월, 푸틴 대통령은 1952년 10월생으로 각각 72세, 73세다. 시 주석은 2012년 이후 13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으며 4연임까지 노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00~2008년 3·4대 대통령 재임 이후 2012년부터 다시 3연임 중이다. 무려 5회 중임으로 현대판 ‘차르’로 군림하고 있다. 1984년생인 김 위원장은 올해 41세로 두 정상과 비교하면 젊은 나이지만, 초고도 비만에 심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스트롱맨 지도자의 장기 집권에 대한 집착이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발 세력과 권력자 본인의 건강은 권위주의 체제를 전복할 2대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시 주석의 계속된 숙청을 놓고 권력 약화라기보다 ‘측근들까지 경쟁시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편집증’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스티븐 코트킨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은 건강이 허락하면 앞으로 10년 이상 권력을 쥘 수 있겠지만, 정권의 최대 취약점은 엘리트들이 권력자에 대해 의심을 갖기 시작할 때”라고 NYT에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2025-09-0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전승절 행사서 은밀한 사담 포착
‘영생불사’ 대화 지구촌 시선 쏠려
72세 시진핑 13년째 권좌 지켜와
73세 푸틴 5회 중임 현대판 차르
권력 집착이 건강 관심 이어진 듯
이미지 확대
푸틴 리무진 타고 이동하는 김정은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연회를 마친 뒤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함께 올라 북러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푸틴 리무진 타고 이동하는 김정은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연회를 마친 뒤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함께 올라 북러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중러 정상이 장기 이식과 불멸을 소재로 대화를 나눈 장면이 생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권위주의 체제에서 장기 집권해 온 ‘스트롱맨’ 지도자들이 ‘영생불사’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지구촌 여론의 시선이 쏠렸다.
이날 로이터 통신, BBC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장에서 나란히 걸으며 나눈 대화가 ‘핫 마이크’(hot mic)로 포착됐다. 핫 마이크는 유명인들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은밀한 대화를 나눴다가 의도치 않게 공개돼 곤욕을 치르는 일을 말한다.
두 정상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주요 외빈들은 열병식을 지켜보기 위해 톈안먼 망루로 이동했고, 이 모습은 관영 중국중앙TV(CCTV) 화면으로 생중계됐다. 이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의 통역사가 중국어로 “생명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고 시 주석에게 말한다. 이어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가 이어진 뒤 푸틴 대통령의 통역사는 “인간의 장기는 계속해서 이식될 수 있다. 당신은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화면 밖에 있던 시 주석이 중국어로 “일각에선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살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김정은이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들의 대화가 그에게도 통역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로이터는 러시아 정부와 중국 외교부에 이런 대화와 관련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시 주석은 1953년 6월, 푸틴 대통령은 1952년 10월생으로 각각 72세, 73세다. 시 주석은 2012년 이후 13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으며 4연임까지 노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00~2008년 3·4대 대통령 재임 이후 2012년부터 다시 3연임 중이다. 무려 5회 중임으로 현대판 ‘차르’로 군림하고 있다. 1984년생인 김 위원장은 올해 41세로 두 정상과 비교하면 젊은 나이지만, 초고도 비만에 심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스트롱맨 지도자의 장기 집권에 대한 집착이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발 세력과 권력자 본인의 건강은 권위주의 체제를 전복할 2대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시 주석의 계속된 숙청을 놓고 권력 약화라기보다 ‘측근들까지 경쟁시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편집증’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스티븐 코트킨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은 건강이 허락하면 앞으로 10년 이상 권력을 쥘 수 있겠지만, 정권의 최대 취약점은 엘리트들이 권력자에 대해 의심을 갖기 시작할 때”라고 NYT에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2025-09-0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