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
미국의 여행 유튜버 드류 빈스키가 서울 은평구의 한 고시원을 방문해 침대에 누워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미국의 여행 유튜버 드류 빈스키가 서울 은평구의 한 고시원을 방문해 침대에 누워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구독자 655만명을 보유한 미국의 인기 여행 유튜버가 한국의 고시원들을 방문한 영상을 최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여행 유튜버 드류 빈스키(Drew Binsky)가 지난 1일 자신의 채널에 올린 해당 영상은 9일 현재 조회수 190만회를 기록하며 영어권 구독자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관심도 끌고 있다.
여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서 유튜버는 우선 상우라는 청년을 만나 그가 사는 서울 은평구의 한 고시원을 찾아갔다.
유튜버는 고시원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서부터 “정말 너무 작다. 들어오는 입구 복도부터 폭이 약 60㎝ 정도밖에 안 된다”며 놀랐다. 그는 양팔을 뻗었을 때 양쪽 벽에 닿을 듯한 내부 공간을 보면서 “이게 공간의 전부다”며 또 한 번 놀랐다.
그는 책상 옆 작은 침대에 누워보면서는 “저처럼 몸집이 작은 사람이라면 침대에 딱 맞게 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삶은 이렇게나 말도 안 되게 좁은 공간에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좁은 방 한편에는 투명한 유리 벽으로 분리된 화장실이 있었다. 유튜버는 한쪽 구석이 누렇게 얼룩진 것을 보고는 “바닥에 소변을 보신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상우씨는 “물을 아무리 내려도 배수구가 꽉 막혀서 고여 있기 때문에 그렇다. 물이 잘 안 내려간다”고 답했다.
여행 블로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2013~2015년 영어 강사로 일하며 한국에서 거주하기도 했던 유튜버는 “한국에서 2년간 살 때 원룸에서 지냈는데 세면대와 샤워기가 레버 하나로 연결돼 있어서 놀랐었다. (레버가 세면대로 돼 있는 줄 알고) 물을 틀다가 (샤워기에서 물이 나와) 옷이 다 젖기도 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기도 했다.
이 고시원 상우씨의 방에는 밖으로 난 창문이 없었다. 화장실에서 고시원 복도 쪽으로 난 작은 창문이 유일한 창문이었다. 유튜버는 “화재 위험이 크다. 비상구용 창문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상우씨는 “창문이 없어서 다른 방들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미국의 여행 유튜버 드류 빈스키가 서울 동작구의 한 고시원을 방문해 좁은 화장실을 둘러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미국의 여행 유튜버 드류 빈스키가 서울 동작구의 한 고시원을 방문해 좁은 화장실을 둘러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상우씨는 월 250달러(약 36만원)를 내는 지금의 고시원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열악해 보이는 환경이지만 이 가격에 에어컨이 있고 와이파이가 제공되며 밥, 라면, 김치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일주일에 라면을 10개 정도 먹는다고 했다.
다소 놀라운 점은 이 고시원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상우씨가 가장 어리다는 점이었다. 고시원은 학원가 인근에 고시생들을 위한 공동주택으로 출발해 그 이름이 유래했지만, 지금은 나이를 불문하고 저렴한 월세를 찾는 사람들의 주거지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 고시원의 경우 40대 중반에서 50대 거주자가 많다고 상우씨는 전했다.
유튜버는 두 번째로 태성이라는 청년이 사는 동작구 한 고시원을 방문했다. 앞선 고시원 방보다 좀 더 작은 이곳의 크기는 8.36㎡(약 2.53평) 정도에 불과했다. 월세는 285달러(약 42만원)였다.
유튜버는 “여기 5분만 있었는데 벌써부터 몸이 불편하고 답답하다”며 “서울에서 15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고시원이나 이런 좁은 방에 산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미국의 여행 유튜버 드류 빈스키가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을 방문해 좁은 방을 보면서 “감옥 같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미국의 여행 유튜버 드류 빈스키가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을 방문해 좁은 방을 보면서 “감옥 같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이 고시원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는 방도 많았지만 태성씨는 돈을 더 내고 화장실이 달린 방에서 산다고 했다. 그런데 방에서 화장실로 가는 입구가 몸을 옆으로 돌려야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 충격을 안겼다. 유튜버는 “여기서 살려면 계속 말라야 되겠다. 안 그러면 화장실도 못 가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유튜버가 마지막으로 찾아간 고시원은 동대문구에 있는 곳이었다. 앞선 두 고시원과 차이점은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터라 낡은 환경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창문이 없는 월 200달러(약 29만원)짜리 방을 본 유튜버는 “숨이 턱 막힌다. 감옥 같다. 누군가는 여기를 옷장이라 부르겠지만 한국에선 여기가 집 전체다”라며 놀라워했다.
이미지 확대
지어진 지 30년 넘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 복도.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지어진 지 30년 넘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 복도. 유튜브 채널 ‘드류 빈스키’ 캡처
영상을 본 한 외국인은 댓글에 “서울의 고시원에서 1년 동안 살았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녔기 때문에 고시원에는 잠을 자고 샤워할 때만 들어갔고, 밥이랑 라면도 공짜여서 좋았다. 하지만 고시원에서 평생을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제가 살던 고시원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 중에 고시원 밖으로 한 번도 나가지 않는 분들도 계셨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한국 시청자들은 이 영상에 “지방으로 가면 같은 금액에 훨씬 넓은 방에서 지낼 수 있다”, “홍콩 관짝집 영상 보고 와서 그런가 고시원이 훨씬 좋아보인다”, “매우 협소하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냉난방비, 전기·수도요금, 관리비 등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등 댓글을 남겼다.
이정수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