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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에이나(왼쪽)씨는 지난 2023년 6월 미국 시애틀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직후 긴급 이송돼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산모와 아이 모두 숨졌다. 소셜미디어(SNS) 캡처
권에이나(왼쪽)씨는 지난 2023년 6월 미국 시애틀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직후 긴급 이송돼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산모와 아이 모두 숨졌다. 소셜미디어(SNS) 캡처
미국에서 임신 8개월의 한인 임산부를 대낮에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남성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교도소 대신 정신병원에 수용될 예정이며, 향후 석방 여부는 법원이 최종 결정한다.
23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코델 구스비는 2023년 6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도심에서 임신 8개월이던 한인 여성 권에이나(34)씨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남편도 팔에 총상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 21일(현지시간) 킹 카운티 검찰이 심신미약에 의한 무죄 판결에 동의하면서, 구스비는 형사 책임을 면하게 됐다.
사건은 권씨 부부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일식당으로 출근하던 중 벌어졌다. 두 사람이 탄 흰색 테슬라가 4번가와 레노라 스트리트 교차로의 신호에 걸려 멈춰 서자, 구스비가 총을 손에 쥔 채 갑자기 차를 향해 달려와 운전석 창문에 대고 총을 쐈다. 권씨는 가슴과 머리 등 네 군데에 총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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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비(사진)는 과거 일리노이주에서 마약·불법 무기 소지·절도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다. 쿡 카운티 보안관실
구스비(사진)는 과거 일리노이주에서 마약·불법 무기 소지·절도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다. 쿡 카운티 보안관실
병원으로 이송된 권씨는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지만 출산 직후 숨을 거뒀다. 태어난 아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남편은 팔에 박힌 총알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 지인이 개설한 모금 페이지에는 “남편이 아내를 꼭 껴안아 총알을 막으려 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담겼다.
구스비 측 변호인이 심신미약을 주장하자, 검찰이 선임한 전문가와 변호인 측 전문가 모두 “범행 당시 그는 법적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두 전문가의 판단이 일치한 이상 재판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 판결에 동의했다.
무죄 판결이 곧 석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킹 카운티 검찰은 성명을 통해 “구스비가 지금 당장, 혹은 가까운 시일 안에 거리로 풀려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주 보건복지부 관할 정신병원에 수용돼 치료를 받게 되며, 앞으로 석방 여부는 검사, 판사, 주 안전위원회의 다단계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각한 중범죄로 심신미약 판결을 받은 일부 수용자들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정신병원에 머물고 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한편 구스비는 과거 일리노이주에서 마약, 불법 무기 소지, 절도 등으로 여러 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는 전과자였다. 전과자 신분으로 총기 소지 자체가 금지돼 있었으며, 범행에 사용한 총도 도난 무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체포 당시 그는 경찰을 향해 “내 목숨이 위험하다”고 반복해서 외쳤으며, 경찰서에서는 “정신을 잃어서 기억이 흐릿하다”고 진술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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