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많이 찾는 서울 도심 일대
비상벨 신고 60% ‘오인·오작동’
중부경찰서 ‘police help’ 표기
한 달간 오인신고 76 → 5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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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벨
“휴지가 다 떨어졌어요.”
서울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비상벨로 접수된 신고 내용을 확인하다 헛웃음을 지었다. 공원 화장실을 이용하던 외국인이 건물 관리실과 연결되는 버튼인 줄 알고 휴지가 부족하다며 비상벨을 누른 것이었다. 또 다른 경찰관도 “비상벨 신고를 들어보면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만 나는 경우도 있다. 물 내림 버튼인 줄 알고 잘못 누른 것”이라며 “이런 신고로 비상벨이 있는 곳까지 출동하다 다른 사건 현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비상벨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 6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105만 1868건 중 38만 6560건(36.7%)은 오인·오작동으로 집계됐다. 공중화장실, 공원, 도로 등에 설치된 비상벨은 112 신고로 접수될 때 ‘코드1’(긴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이 비상벨 신고 접수로 현장에 출동하면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는 극소수라고 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내 주요 경찰서 5곳(중부서·종로서·남대문서·마포서·강남서)을 보면, 8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비상벨 신고 730건 중 442건(60.5%)이 오인·오작동이었다. 화장실 안 변기 근처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물 내림 버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영문 표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비상벨이 많아서다. 이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대거 입국하기 전 조치를 취해 혼선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입국하는 외국인 규모에 비해 비상벨을 포함해 외국어 표기가 없는 시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5월 오인 신고가 잦은 서울 중구의 공중화장실 2곳의 비상벨에 ‘폴리스 헬프’(police help)라고 적힌 커버를 설치했는데, 오인 신고는 설치 전 한 달간 76건에서 이후 5건으로 급감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력이 낭비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영문 안내판을 병기하고 비상벨 설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현주 기자
2025-10-15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외국인 많이 찾는 서울 도심 일대
비상벨 신고 60% ‘오인·오작동’
중부경찰서 ‘police help’ 표기
한 달간 오인신고 76 → 5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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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벨
“휴지가 다 떨어졌어요.”
서울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비상벨로 접수된 신고 내용을 확인하다 헛웃음을 지었다. 공원 화장실을 이용하던 외국인이 건물 관리실과 연결되는 버튼인 줄 알고 휴지가 부족하다며 비상벨을 누른 것이었다. 또 다른 경찰관도 “비상벨 신고를 들어보면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만 나는 경우도 있다. 물 내림 버튼인 줄 알고 잘못 누른 것”이라며 “이런 신고로 비상벨이 있는 곳까지 출동하다 다른 사건 현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비상벨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 6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105만 1868건 중 38만 6560건(36.7%)은 오인·오작동으로 집계됐다. 공중화장실, 공원, 도로 등에 설치된 비상벨은 112 신고로 접수될 때 ‘코드1’(긴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이 비상벨 신고 접수로 현장에 출동하면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는 극소수라고 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내 주요 경찰서 5곳(중부서·종로서·남대문서·마포서·강남서)을 보면, 8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비상벨 신고 730건 중 442건(60.5%)이 오인·오작동이었다. 화장실 안 변기 근처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물 내림 버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영문 표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비상벨이 많아서다. 이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대거 입국하기 전 조치를 취해 혼선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입국하는 외국인 규모에 비해 비상벨을 포함해 외국어 표기가 없는 시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5월 오인 신고가 잦은 서울 중구의 공중화장실 2곳의 비상벨에 ‘폴리스 헬프’(police help)라고 적힌 커버를 설치했는데, 오인 신고는 설치 전 한 달간 76건에서 이후 5건으로 급감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력이 낭비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영문 안내판을 병기하고 비상벨 설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현주 기자
2025-10-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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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많이 찾는 서울 도심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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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가 다 떨어졌어요.”
서울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비상벨로 접수된 신고 내용을 확인하다 헛웃음을 지었다. 공원 화장실을 이용하던 외국인이 건물 관리실과 연결되는 버튼인 줄 알고 휴지가 부족하다며 비상벨을 누른 것이었다. 또 다른 경찰관도 “비상벨 신고를 들어보면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만 나는 경우도 있다. 물 내림 버튼인 줄 알고 잘못 누른 것”이라며 “이런 신고로 비상벨이 있는 곳까지 출동하다 다른 사건 현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비상벨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 6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105만 1868건 중 38만 6560건(36.7%)은 오인·오작동으로 집계됐다. 공중화장실, 공원, 도로 등에 설치된 비상벨은 112 신고로 접수될 때 ‘코드1’(긴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이 비상벨 신고 접수로 현장에 출동하면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는 극소수라고 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내 주요 경찰서 5곳(중부서·종로서·남대문서·마포서·강남서)을 보면, 8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비상벨 신고 730건 중 442건(60.5%)이 오인·오작동이었다. 화장실 안 변기 근처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물 내림 버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영문 표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비상벨이 많아서다. 이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대거 입국하기 전 조치를 취해 혼선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입국하는 외국인 규모에 비해 비상벨을 포함해 외국어 표기가 없는 시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5월 오인 신고가 잦은 서울 중구의 공중화장실 2곳의 비상벨에 ‘폴리스 헬프’(police help)라고 적힌 커버를 설치했는데, 오인 신고는 설치 전 한 달간 76건에서 이후 5건으로 급감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력이 낭비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영문 안내판을 병기하고 비상벨 설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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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가 다 떨어졌어요.”
서울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비상벨로 접수된 신고 내용을 확인하다 헛웃음을 지었다. 공원 화장실을 이용하던 외국인이 건물 관리실과 연결되는 버튼인 줄 알고 휴지가 부족하다며 비상벨을 누른 것이었다. 또 다른 경찰관도 “비상벨 신고를 들어보면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만 나는 경우도 있다. 물 내림 버튼인 줄 알고 잘못 누른 것”이라며 “이런 신고로 비상벨이 있는 곳까지 출동하다 다른 사건 현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비상벨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 6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105만 1868건 중 38만 6560건(36.7%)은 오인·오작동으로 집계됐다. 공중화장실, 공원, 도로 등에 설치된 비상벨은 112 신고로 접수될 때 ‘코드1’(긴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이 비상벨 신고 접수로 현장에 출동하면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는 극소수라고 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내 주요 경찰서 5곳(중부서·종로서·남대문서·마포서·강남서)을 보면, 8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비상벨 신고 730건 중 442건(60.5%)이 오인·오작동이었다. 화장실 안 변기 근처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물 내림 버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영문 표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비상벨이 많아서다. 이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대거 입국하기 전 조치를 취해 혼선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입국하는 외국인 규모에 비해 비상벨을 포함해 외국어 표기가 없는 시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5월 오인 신고가 잦은 서울 중구의 공중화장실 2곳의 비상벨에 ‘폴리스 헬프’(police help)라고 적힌 커버를 설치했는데, 오인 신고는 설치 전 한 달간 76건에서 이후 5건으로 급감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력이 낭비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영문 안내판을 병기하고 비상벨 설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현주 기자
2025-10-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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