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 논란에 정부 현장점검
작년 1.7만 건… 전체 ‘100건 중 1건’
사설 업체 통해 미신고 불법 환전
가격 부풀린 계약서로 대출 높여
여야, 신고→허가제 등 법안 발의
“상호주의 고려 세밀한 법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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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대출 규제에도 외국인은 별 제약 없이 한국 부동산 쇼핑을 할 수 있어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가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 현장 점검에 나섰다. 정치권에서 관련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려면 보다 세밀한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부동산 매수는 2022년 1만 4945건에서 2023년 1만 5621건, 지난해에는 1만 7504건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수 건수 대비 비율은 지난해 0.98%로 1%에 육박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대출 규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외국인에게는 규제가 사실상 적용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이달부터 관계기관 합동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대상 지역을 서울 전체와 경기 과천, 성남 분당 등 수도권으로 확대하고, 현재 3개인 점검반도 6개로 확대 편성하는 등 점검을 강화했다.
점검반은 불법으로 외환을 들여오는 이른바 ‘환치기’를 우선 들여다보고 있다. 예컨대 외국 국적의 A씨 부부가 2023년 서울 송파구의 주택을 24억 5000만원에 사들였는데, 부부는 “임대보증금 및 사업소득으로 조달했다”고 주장했지만 내역을 확인할 수 없어 국세청에 신고됐다. 현장점검단 관계자는 “외환 거래는 은행을 통해야 하지만 일부 외국인이 사설 환전업체를 통해 미신고로 들여오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편법 증여도 점검 대상이다. 거래대금을 부모에게 빌려 부동산을 사들였지만,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거나 이자 지출 등 내역이 없는 경우다.
최근엔 인천 부평구와 미추홀구 등에서 중국인의 ‘검인계약’ 사례도 발견됐다. 공인중개사 없이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격을 부풀린 계약서를 작성하고, 주민센터에서 검인받아 은행에 가서 실제 주택 가격에 비해 더 많은 액수의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발의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부동산 취득 계약을 60일 이내 신고만 하면 되는데, 이를 허가제로 바꾸고, 실제로 거주하는지를 점검하는 내용 등이다. 김은혜·김미애·고동진·주진우 등 국민의힘 의원 등이 법안을 발의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외국인 부동산 거래 시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자금 소명을 거치도록 하는 법안을 이번 주 발의할 계획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국가별 상호주의 원칙을 위반할 우려가 있는지, 자금 출처를 따질 때 어디까지 불법으로 볼지, 제주도의 투자이민제 사례에서 드러났던 부작용 등을 방지할 수 있는지 등 세밀하게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2025-07-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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